영국 공영방송 BBC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 가능성을 다뤘다. BBC는 6월 5일(한국시간) 자 축구 가십란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손흥민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비록 BBC 보도가 자체 취재를 기반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 이적설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6월 3일 영국 유력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올여름 또 한 번 고액 이적 가능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토트넘은 2025-2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앞두고 선수단을 재정비하면서 이적 자금을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손흥민은 현재 계약 만료까지 1년이 남은 상태(2026년 6월 종료)”라며, “사우디 프로리그 구단들은 아시아·유럽에서 모두 막강한 팬층을 보유한 세계적인 스타인 손흥민에게 오랫동안 관심을 보여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손흥민은 지난 5월 빌바오에서 열린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화려하게 토트넘 커리어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3년 8월 해리 케인이 이적한 뒤 팀 주장 완장을 물려받아 이번 시즌에도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발 부상으로 인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결승전에서는 후반 교체로 출전했다”며, 최근 부상 이력도 상세히 언급했다.
아울러 신문은 “손흥민이 최근 토트넘 새 시즌 유니폼 발표 행사에 불참한 점도 이적설에 무게를 실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현재 한국 대표팀에서 2026 FIFA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이라크·쿠웨이트전에 대비해 부상 회복에 주력 중이며, 완전한 주전 출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6월 3일 공개된 토트넘 새 시즌 유니폼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전에도 영국 대중지 《더 선》은 5월 30일 “손흥민이 사우디 클럽들의 영입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리야드를 연고로 하는 알 나스르는 손흥민에게 연봉 2억 유로(약 2,700억원)를 제안할 준비가 된 상태였으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재계약이 성사되면서 손흥민 영입 시도는 알 이티하드, 알 힐랄 등 사우디 3대 명문 구단으로 확대됐다.
또한 글로벌 매체 ESPN은 6월 2일 “사우디 프로리그 구단들이 손흥민 영입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며, “토트넘은 현재 손흥민의 이적을 고민 중인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여름 이적시장이 7월 20일 열릴 예정”이며, “사우디 구단들은 현 연봉보다 훨씬 높은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2015년 여름 토트넘에 약 440억원(당시 이적료)을 기록하며 합류했고, 이후 구단 역사상 최고 성과를 올린 핵심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토트넘이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더불어 손흥민은 토트넘 브랜드를 글로벌 톱10 구단 반열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마케팅 효과를 제공했다.
그러나 손흥민도 만 33세(7월)로 접어들며 체력 관리와 부상 이력이 잦아졌다. 지난해 9월·10월 두 차례 햄스트링 부상과 지난달 한 달간의 발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이로 인해 프리미어리그 2년 연속 두 자릿수 골 도전은 무산됐고, 이번 시즌에는 7골 9도움으로 마감했다.
사우디 구단들이 주목하는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내년 6월까지라는 점이다. 이들은 빠른 영입을 위해 조건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아랍 매체 《알라미야디》는 “토트넘은 손흥민 매각을 위해 최소 5,000만 파운드(약 929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10년 전 손흥민을 영입할 때 지불했던 이적료의 두 배 수준이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손흥민을 사우디 프로리그로 보내는 것이 재정적으로 매력적이다. 반면, 손흥민 본인은 10년간 헌신한 구단을 떠날지 여부를 신중히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은 여전히 선수 본인에게 달려 있다. 7월 이적시장 개막을 앞두고,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에게 중요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